유럽 진출의 관문, 에코디자인 규정(ESPR)이 무엇인가요?
유럽연합(EU)이 지난 2024년 7월 지속 가능한 제품을 위한 에코디자인 규정(ESPR)을 시행했어요. 앞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이라면 이 규정을 꼭 알아두어야 하는데요. 에코디자인 규정이 무엇이고, 기업의 재고 관리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함께 살펴볼까요?
ESPR이란?
‘지속 가능한 제품을 위한 에코디자인 규정(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이라고만 들으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규정인지 한 번에 와닿지가 않죠. 쉽게 말하면, 제품의 전 생애주기를 친환경적으로 관리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규정이에요. 제품을 설계, 제조, 사용, 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거예요.
ESPR에는 이제껏 글로벌 국가들이 흔히 펼쳐왔던 친환경 정책과는 다른 특징이 있어요.
- 첫째, 단순히 친환경 제품을 ‘권장’하는 수준이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의무’적으로 지속 가능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즉, 앞으로 유럽에서 친환경은 선택이 아니라 시장의 진입 조건이 돼요.
- 둘째, 완제품뿐만 아니라 부품, 중간재, 나아가 디지털 콘텐츠에도 에코디자인 규정이 적용된다는 점이에요. 이 지점에서 지속 가능한 제품 생태계를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겠다는 EU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어요.
ESPR의 3가지 주요 내용
유럽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이라면, 이제 제품 설계 단계부터 에코디자인 규정을 반영해야 해요. ESPR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핵심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어요.
1️⃣ 에코디자인 요구사항을 지켜야 해요
에코디자인 요구사항은 유럽 내에 ‘오래 쓸 수 있는 제품’만을 유통하기 위해 EU가 마련한 기준을 뜻해요. 제품의 내구성이나 수리 용이성을 높여야 한다거나, 탄소 및 환경 발자국에 대한 규칙을 설정해야 한다는 기준들이 제품군별로 마련되어 있죠. 발암물질과 같은 우려 물질의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는데요. 불가피하게 우려 물질이 포함됐다면 그 물질이 어디에 사용됐고, 인체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려야 해요.
2️⃣ 디지털 제품 여권을 제공해야 해요
사람이 해외에 나가려면 여권으로 신분을 증명하듯이, 이제 제품도 유럽 시장에 나가려면 자신이 ‘어떤 제품인지’를 증명하는 여권이 있어야 해요. 디지털 제품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 DPP)은 제품의 설계부터 폐기까지의 모든 정보를 디지털로 기록하는 문서를 말해요. 올해 5월 공개된 작업계획에 따르면, 의류, 가구, 매트리스, 타이어, 철강, 알루미늄 등이 DPP 우선 적용 대상으로 지정됐어요.
3️⃣ 판매되지 않은 제품을 폐기할 수 없어요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팔리지 않은 제품을 함부로 폐기할 수 없게 됐어요. 의류, 모자, 신발 등의 소비재는 폐기가 전면 금지되고, 판매되지 않은 제품을 폐기해야 할 때는 폐기 수량, 무게, 사유, 처리 방식, 폐기를 막기 위해 취했던 조치 등을 웹 사이트에 공개해야 해요.

ESPR에 대응하는 재고 관리 전략
이제는 제품 품질만으로는 유럽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요.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에코디자인 규정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그 제품이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생산 및 유통되는지를 데이터로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어야 해요.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재고 관리 전략도 업그레이드되어야 하죠. ESPR이라는 새로운 입국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유럽 수출 기업에게는 재고 관리 측면에서 어떤 대비가 필요할까요?
1️⃣ 에코디자인 요구사항을 지키려면?
앞으로는 완제품 재고만큼이나 수리용 부품 재고가 중요해질 거예요. 예전에는 고장이 나면 새 제품을 사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ESPR 이후에는 고쳐서 다시 쓰는 것이 일상이 될 테니까요. 수리 가능성을 보장하려면 교체 가능한 부품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고, 판매가 끝난 제품도 부품 재고를 일정 기간 유지해야 하는데요. 부품은 SKU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관리 난도가 높고, 각각의 부품을 구분할 수 있는 더 세밀한 정보 단위(규격, 소재, 호환 모델 등)로 관리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2️⃣ 디지털 제품 여권을 제공하려면?
에코디자인 규정이 요구하는 DPP를 위해서는 제품이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전 과정을 빠짐없이 데이터로 기록해 두어야 하는데요. 이때 재고 관리 시스템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재고 관리 시스템은 제품이 어떤 부품으로 조립됐는지, 그 부품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납품됐는지, 이후 어디로 출고됐는지와 같은 정보들이 쌓이는 곳이기 때문이에요. 실제로도 재고 관리 시스템을 단순한 운영 도구를 넘어 기업 활동을 위한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하는 기업 사례가 많답니다.

3️⃣ 미판매 폐기 제품을 줄이려면?
이제 기업은 정상 판매 → 할인 판매 → 리퍼비시 → 기부 또는 재활용과 같이 폐기를 대신할 프로세스를 새롭게 설계해야 할 거예요. 그리고 이러한 프로세스에서는 멈춰 있는 재고를 빠르게 감지하는 역량이 관건이 되죠. 멈춰 있는 재고를 제때 감지하지 못하면 할인 판매나 리퍼비시가 가능한 제품도 기부나 재활용으로 흘러갈 수 있거든요. 따라서 재고 회전율 등 주요 지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재고 흐름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습관이 꼭 필요해요.
ESPR은 아직 유럽에만 적용되는 규제지만, 머지않아 전 세계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 거예요. 에코디자인 규정과 같은 친환경 기준을 충족하고, 그 데이터를 정확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업만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되겠죠. 유럽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의 기회를 잡고 싶다면, 지금부터 박스히어로와 함께 데이터 기반 재고관리 시스템을 차근차근 구축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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